환하게 웃는 미소와 시원스런 목소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사단법인 제주올레 리더, 안은주 대표다. 그녀의 제주올레 시작점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명숙 이사장이 무턱대고 올레길을 만들겠다고 하자 4개월 휴직을 하고 내려온 제주행이었지만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전하는 '고맙다', '행복하다' 라는 말. 그 작은 말 한마디가 이곳에 정착한 삶의 이유가 되어버렸다. 그저 길이 좋고 사람이 좋아 시작한 일이 어느덧 17년. 안은주 대표가 꿈꾸는 2024년 제주올레는 어떤 모습일까.
Q. 사단법인 제주올레 대표이사로서 대표님의 2024년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찾아가는 올레’입니다. 지난 16년 동안은 길을 걸으러 오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이 길을 즐길 수 있을 것인가,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제주올레 길의 존재는 알지만 막상 걸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집에서 제주올레 길까지 이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개발해 예비 올레꾼을 찾아 나서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Q. ‘찾아가는 올레’는 어떤 방식으로 예비 올레꾼들을 만나게 될까요?
서울 성수동 서울숲에서 공간을 운영하는 뜻있는 기업이 제주올레 공간을 내주어 ‘제주올레 서울센터’를 엽니다. 제주올레 서울센터를 거점으로 수도권의 예비 올레꾼을 만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제주도 안에서는 학교, 노인복지회관을 비롯한 지역민 커뮤니티 등과 연계해서 ‘집’과 제주올레 길을 잇는 프로그램을 열 예정입니다.
Q. ‘찾아가는 올레’가 올해 키워드라면, 2024년 제주올레의 핵심 계획도 궁금합니다.
네.‘찾아가는 올레’를 잘 기획하고,‘1년 넘게 미뤘던 대림모텔을 리모델링해서 오픈하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다짐과 계획입니다. 제주올레에 관심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아실 텐데요. 2022년부터 *담돌간세 시즌 2를 시작했습니다. 2016년 제주올레 여행자센터가 오픈되고 도보여행자들을 위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해왔는데요. 시설과 공간의 한계 때문에 ‘절반의 센터’였죠. 예를 들어 장애인, 노약자 등 여행 약자에게 열린 공간이 되지 못했고, 방 안에 화장실과 욕실을 갖춘 숙소를 원하는 올레꾼들에게는 선택할 수 없는 숙소였어요.
올해는 센터 앞에 있는 대림모텔을 리모델링해서 걷는 이라면 누구나 머물고 싶은 숙소와 커뮤니티 라운지가 있는 공간으로 완성하려고 합니다. 외국인 올레꾼도 점점 늘고 있는데, 그들이 제주에 와서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숙소가 필요해요. 제주올레가 한국인들의 제주도 한 달 살이, 일 년 살이 유행을 만들어낸 것처럼 해외 올레꾼들이 제주에 와서 장기간 머물 수 있는 거점으로 대림모텔이 그 역할을 하게 해야죠. 지금까지 천만 명 이상이 놀멍 쉬멍 걸으멍 내 몸과 마음을 위해서 걸었다면 이제부터는 내 이웃과 자연, 내 공동체를 위해서 걷는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게 제주올레의 미션입니다. 그래서 대림모텔,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제주별책부록이 다 연결되어 ‘WE WALK’라는 제주올레 미션을 실현해 가는 첫 번째 거점이자 위 워크 존(We Walk Zone)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